니스에서 고흐드(고르드)로 숙소를 옮기는 날, 니스에서 고흐드까지 차로 가장 짧은 거리는 약 3시간 정도 소요되는데요. 저희는 중간중간 남프랑스 풍경도 보고, 생폴 드 방스와 베흐동(베르동) 계곡도 구경하고 싶어서 이동시간이 약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경로를 선택해서 여행을 다녔어요.
니스에서 생폴 드 방스까지는 차로 30분 정도 걸리고, 생폴드 방스에서 베흐동 계곡까지는 약 2시간이 소요되고, 베흐동 계곡에서 고흐드까지도 약 2시간 정도 시간이 걸렸어요.
오늘은 당일치기로 짧게 들렀던 생폴 드 방스와 베흐동 계곡을 소개할게요.
남프랑스 관광 : 생폴 드 방스
생폴 드 방스는 프랑수아 1세(Francis I)에 의해 16세 중반에 지어진 성벽과 함께 높은 지대에 마을을 형성한 요새 도시예요. 중세의 건축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으면서 작은 골목을 형성하고 있고,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을을 둘러싼 성벽을 마주하게 돼요.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요새 도시의 진면모를 느낄 수 있어요.
1. 관광지
현재는 수십 개의 갤러리와 아뜰리에가 자리 잡아 예술가 마을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남프랑스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의 한 곳이에요. 지역에 사는 사람보다 관광객이 더 많을 것 같은 곳이기에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 샵, 음식점, 카페, 호텔 등이 매우 많아요. 기념품 샵에는 남프랑스 관련된 자석, 컵 등의 관광 상품과 올리브, 트러플 등의 특산물을 활용한 관광 상품들이 많이 있었어요.
저희는 오전 9시쯤 니스에서 출발해서 생폴 드 방스에 9시 30분쯤 도착했더니 관광객이 거의 없었어요. 심지어 음식점과 갤러리들도 아직 열지 않거나 오픈을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저희는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좋았는데, 좀 더 활기찬 도시의 모습을 보고 싶으시다면 비수기에는 11시 이후에 방문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마을 골목을 미로처럼 돌아다니다 보면 마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이 건물은 성당이었어요. 작은 광장과 함께 있는 성당은 아담하면서도 묵직하게 있었는데요. 중세 도시답게 마을 중앙에 성당 건물이 자리 잡고 있더라고요.
2. 공동묘지(feat. 샤갈 무덤)
생폴 드 방스를 방문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마을 공동묘지예요. 20세기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인 샤갈(1887~1985)은 생을 마감하기 20년 전부터 생폴 드 방스에 터를 잡고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해요. 그리고 러시아 태생인 그는 생을 마감 후 생폴 드 방스 마을 공동묘지에 묻혔어요.
그만큼 생폴 드 방스는 샤갈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도시였던 것 같아요!
마을 입구를 들어와서 반대편 마을 끝까지 걷다 보면 성벽을 만날 수 있는데요. 그 성벽 뒤쪽으로 마을 공동묘지가 자리하고 있어요.
성벽 위에서 바라본 드넓게 펼쳐진 남프랑스의 풍경이 참 아름답더라고요. 그리고 다시 한번 생폴 드 방스가 왜 요새 도시인지도 느낄 수 있었어요. 생폴 드 방스에 오신다면 꼭 성벽 위에 올라오셔서 도시의 풍경을 구경해 보세요.
그리고 저희는 샤갈 무덤에 잠시 들렀어요. 공동묘지에 들어갔더니 나무를 가꾸고 있는 분이 저희를 보자마자 입구 앞쪽을 가리키면서 샤갈 무덤의 방향을 알려주시더라고요. 이곳에 온 동양인은 샤갈 무덤을 보러 왔겠거니 생각하고 묻지도 않고 알려주셨던 것 같아요. 저희는 남프랑스 여행 내내 생각보다 친절한 프랑스인들에 매 번 놀라고 감사했어요.^^
샤갈 무덤엔 이렇게 많은 추모 돌과 꽃 장식들이 놓여 있었고, 저도 Rest in peace라고 쓴 돌을 하나 올려놨어요. 아무래도 전날 샤갈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고 왔더니 내적 친밀감이 강해진 것 같았어요. 하하하.
샤갈은 상상이나 했을까요? 자신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저 먼 한국땅에서 자신의 무덤까지 와서 그에게 평화를 빌어줄 줄을 말이죠.
3. 맛집 : L'épicerie des artistes(샌드위치 카페) & Le Lys D’Or(빵집)
마을을 둘러보는 건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1시간 30분 정도 돌아다니니깐 마을을 전체적으로 다 볼 수 있더라고요. 베흐동 근처에는 식사를 할만한 식당이 많지 않아서 생폴 드 방스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고 싶었는데,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12시 이후부터 점심 식사가 가능한 것 같았어요.
저희는 베흐동 계곡에 들렀다가 고흐드까지 가야 할 길이 멀어서 문을 연 카페에서 간단하게 커피 한 잔 하고, 마을 빵집에서 간단한 요깃거리를 사서 베흐동 계곡으로 출발하기로 했어요.
L'épicerie des artistes
오전 11시 전이어서 문을 연 카페를 찾기도 쉽지 않았어요. 마을 입구 쪽으로 걷다가 만난 L'épicerie des artistes은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여는 몇 안 되는 가게였어요. 샌드위치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이었는데, 저희는 스무디 1잔(€5.5) , 커피 1잔(€2.5), 콜라 1잔(€2.9)을 주문해서 총 €10.9를 지불했어요.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었는데 준비가 안돼있어서 주문할 수가 없었어요. 흑흑
그리고 주문한 음료는 맛이 별로 없었어요. 구글 평점은 4.5점이 넘었는데 커피와 스무디 둘 다 밍밍하더라고요. 저렴하게 음료를 시키고 앉아서 쉴 수는 있었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곳이었어요.
L'épicerie des artistes 위치 : 2 Rue de la Tour, 06570 Saint-Paul-de-Vence, 프랑스
Le Lys D’Or
베흐동 계곡으로 출발하기 전에 간단하게 빵을 사려고 베이커리 가게에 들렀어요. 사람도 많고 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못 남겼는데요. 가게 내부에서 음식을 먹을 순 없고, 다양한 종류의 빵과 샌드위치, 샐러드, 음료 등을 살 수 있는 곳이었어요. 저희는 가게에서 빵 2개와 샌드위치 1개, 샐러드 1개, 생수 2병을 샀고 금액은 총 €28 지불했어요.
베흐동 계곡에 가서 이곳에서 산 빵과 샐러드로 점심 식사를 했는데요. 음식 양도 많고, 맛도 있어서 순식간에 다 먹었지 뭐예요. 정말 프랑스는 빵에 진심인 나라인 것 같아요. 페스츄리는 버터향이 가득하면서 바삭하고, 바게트는 쫄깃하고 부드럽고..... 정말 일품이었어요.
생폴 드 방스에서 빵을 드시고 싶다면 이곳 추천해요!
Le Lys D’Or 주소 : 25 Rue Grande, 06570 Saint-Paul-de-Vence, 프랑스
남프랑스 관광 : 베흐동 협곡
아기자기한 생폴 드 방스를 2시간 정도 구경하고, 오전 11시 30분쯤 생폴 드 방스 입구를 나오는데 생폴 드 방스에는 관광객들이 점점 많아지는 게 보이더라고요. 저희는 유유히 베흐동 협곡으로 향했어요.
1. 관광지 : Pont du Galetas.
생폴 드 방스에서 베흐동 협곡까지는 약 2시간 정도 걸리는데요. 저희는 목적지를 Parking Pont du Galetas 주차장(무료)으로 설정했고, 남프랑스 주변 풍경을 구경하면서 가다 보니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어요.
가는 길 중간중간 고산 지대에서는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폭우가 내리기도 하고, 산중턱에 있는 조용하고 작은 마을을 구경하면서 드라이브를 하기도 하고, 갑자기 해가 나면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기도 하고, 이런 게 렌트카 여행의 묘미구나 싶은 순간이 많았어요.
그렇게 도착한 주차장은 비수기다 보니 차량이 거의 없어서 여유 있게 주차를 했고, 주차장 근처 벤치에서 점심을 먹었어요. 마침 비가 그치고, 웅장한 산과 에메랄드 빛 강을 바라보면서 식사를 하고 있으니깐, 순간 그 상황이 살짝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ㅎㅎ
가족들과 함께 소풍 온 것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이곳은 여름휴가를 위해 오는 관광객이 굉장히 많은 곳이에요. 여름휴가철 사진을 찾아보면 제가 찍은 사진과 또 굉장히 다른 모습일 거예요. 저희는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약간의 산책과 수다 시간을 가진 뒤에 늦지 않게 고흐드로 출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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