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 올드 타운에서 맛있게 점심 식사를 하고 남프랑스를 대표하는 화가인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와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의 미술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티스 미술관과 샤갈 미술관을 방문했어요.
니스 관광지
니스 올드 타운에서 마티스 미술관을 가기 위해 저희는 마세나 광장 쪽에서 5번 버스를 탔어요. 버스 정류장에서 교통 카드를 파는 기계가 보이지 않아서 무작정 5번 버스를 타고 현금으로 내도 되는지 물었더니, 버스에서 교통카드를 구매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인당 €4(카드 보증금 €2 포함)를 지불했어요. 구글에서는 버스 탑승 요금을 €1.7로 알려줬지만, 버스를 탑승해서 직접 지불하면 비용이 더 비싼가 봐요. 뭔가 눈탱이를 맞은 찝찝한 기분으로 버스를 타고 15분쯤(13 정거장) 갔더니 Arénes/Masée Matisse역에 도착했어요.
그리고 교통 카드는 타바코(담배) 가게에 가져가면 환급해 준다고 했는데, 저희가 방문한 타바코 가게의 무슨 기계는 고장 나서 안된다고 하기도 하고, 다른 곳을 들릴 시간도 없어서 환급받지 못하고 한국에 들고 왔네요...^^ 하하하
1. 마티스 미술관 Musée Matisse
그렇게 도착한 마티스 미술관이에요. 미술관 뒤쪽으로 꽤 넓은 공원이 있는데, 공원 안에 마티스와 첫 번째 부인의 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들릴 시간이 없어서 방문하지 못했지만, 시간 여유가 된다면 함께 방문해도 의미 있을 것 같아요.
미술관 입구를 따라 내려가면, 미술관 정문이 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가방 검사를 하는 검색대를 통과해서 입장권을 살 수 있어요. 입장료는 성인 €10였어요.
니스 뮤지엄 패스(Nice Museum Pass, 성인 €15)에는 마티스 미술관이 포함돼 있지만, 다음 방문할 샤갈 미술관은 포함돼 있지 않아서 그냥 미술관 입장료를 지불했어요.
마티스 미술관은 공간이 크지는 않지만, 세계에서 마티스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미술관이에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마티스의 초기작부터 노년 작품까지 두루두루 소장하고 있더라고요. 마티스는 1917년부터 생을 마감한 1954년까지 니스에 머물며 활발하게 작업할 만큼 삶의 긴 시간을 니스에서 생활했어요.
마티스는 19세기 초 야수파라는 용어(사조)를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해요. 그의 전성기 때 작품을 보면 마티스가 왜 니스를 사랑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아름다움 색감을 표현하고 있어요. 제가 미술관에서 인상 깊게 본 몇몇 작품을 소개해 볼게요.
마티스가 20대 초반에 제작한 초기 작품들이에요. 마티스의 이름을 알린 야수파적인 작품과는 달리 좀 더 고전적인 정물화인데요. 초기에 미술을 배우던 시기에 제작한 작품들로 마티스의 개성이 덜 드러난 작품인 것 같지만, 다른 미술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이다 보니 흥미로웠어요.
이렇게 비 오는 날씨의 니스 풍경(1919~1920년 제작)을 그린 작품도 있었는데, 저희가 니스를 여행하는 동안 비가 매일 와서인지 이 작품을 보는데 너무 반갑고 정이 많이 가더라고요.^^
이렇게 미술관 중간중간에 마티스의 사진과 함께 마티스가 사용했던 물건과 조각 등을 함께 전시한 공간이 있어서 전시의 입체감을 더해줬어요.
이렇게 마티스의 전성기 때 작품들도 몇 점 있었어요. 교과서에 나오는 유명한 작품은 없었지만, 야수파 시기의 화려한 색감과 과감한 붓터치를 볼 수 있는 작품들이었어요. 그리고 작품들의 스케치도 함께 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마티스는 1941년 일흔두 살에 대장암 수술을 받고 더 이상 캔버스에 유화 물감을 칠하는 작업을 하기 어려워졌어요. 하지만 그는 작업에 손을 놓지 않고 종이에 색을 입혀 가위로 자르고 붙이는 방식의 컷 아웃(cut-outs) 작품을 선보였어요. 이러한 종이 예술 작품은 작은 책 크기로도 만들고 거다란 벽면을 전부 장식할 정도로 커다란 크기로도 제작됐는데요. 마티스 미술관에 가면 다양한 컷 아웃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어요.
저는 마티스의 컷 아웃 작품을 참 좋아하는데요. 실제로 보니 종이의 양감과 종이에 칠해진 물감의 질감이 시각적으로 느껴져서 더 좋더라고요. 아름다움, 예술에 대한 한 작가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간이었어요.
마지막으로 소개할 마티스의 작품은 스테인드 글라스예요. 생폴드방스(Saint Paul de Vence) 근처에 있는 방스(Vence)라는 지역에 로사리오 성당(The Rosary Chapel)이 있는데요. 이 성당 내부를 마티스가 꾸몄다고 해요. 그때 성당을 장식하기 위해 제작된 스테인드 글라스의 일부인 것 같아요.
이번 여행에서 로사리오 성당을 방문하고 싶었지만, 시간 여유가 없어서 방문하지 못했어요. 만약 마티스 작품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남프랑스 여행할 때 한 번 들러보세요.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아요!
마티스 미술관 주소 : 164 Av. des Arènes de Cimiez, 06000 Nice, 프랑스
운영시간 : 월, 수~일 10:00~17:00, 화요일 휴무
마티스 미술관 홈페이지 https://www.musee-matisse-nice.org
저희는 마티스 미술관을 야무지게 구경하고 샤갈 미술관으로 발길을 옮겼어요.
2. 샤갈 미술관 Musée National Marc Chagall
마티스 미술관에서 샤갈 미술관까지는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더라고요. 먹구름도 조금씩 개서 동네 산책할 겸 걸어서 샤갈 미술관으로 이동했어요. 동네가 굉장히 고즈넉하고 지대가 높아서 니스 시내를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어 좋았어요.
샤갈 미술관에 도착했을 때, 핸드폰 배터리가 거의 없어서 미술관 사진을 거의 못 찍었어요. 전시장 내부 사진만 몇 장 있어서, 전시장 분위기만 전해드릴게요.
샤갈 미술관은 마티스 미술관처럼 아담한 크기였고, 정원이 예쁘게 가꿔져 있었어요. 정원 안에 예쁜 카페가 있어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여유를 즐기면 좋았을 텐데, 저희가 시간에 쫓겨 커피 한 잔을 못해서 너무 아쉬워요.
미술관의 성인 입장료는 인당 €8였고, 매표소와 아트샵이 있는 건물과 전시가 진행되는 전시동 건물이 따로 나눠져 있었어요. 저희는 매표소 건물을 나와서 정원을 지나 전시동 건물로 이동했어요.
샤갈은 러시아 태생의 유대인 화가로 파리에서 유학을 했는데요. 세계 제1차, 제2차 대전을 겪으면서 러시아와 파리, 미국을 방랑하며 살다가 마침내 1948년부터 생을 마감하는 1985년까지 생폴드방스에 정착하여 여생을 보냈다고 해요. 생폴드방스에 가면 그가 잠든 무덤도 볼 수 있어요!
샤갈 미술관에서는 샤갈의 대작 작품을 여러 점 볼 수 있었는데요. 사진에는 절대 담을 수 없는, 캔버스에서 빛이 나는 듯한 아우라가 느껴졌어요. 사실 저는 평소에 샤갈 작품을 선호하지는 않았는데요. 이렇게 완성도가 뛰어난 대작들만 모아 놓고 보고 있으니 왜 사람들이 샤갈 작품을 좋아하는지 너무나도 알겠더라고요. 정말 작품에 조명이 켜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형형색색의 화려한 물감이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그림 앞에 서있으면, 그림에 압도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샤갈의 작품은 대부분 종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샤갈의 유명한 작품 중에는 <생일>(1915)과 같이 사랑하는 아내를 그린 작품도 있어요. 아래의 붉은 작품들은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한 내용을 담고 있는 연작이에요. 둥근 공간에 붉은 배경의 작품이 5~6점 둘러 쌓여 있는데, 직접 눈으로 보면 그림에서 작가의 사랑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림을 잘 모르는 저희 엄마도 샤갈 작품은 너무 아름답고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미술관 안에는 샤갈의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이 된 작은 공연장도 있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샤갈 미술관 주소 : Av. Dr Ménard, 06000 Nice, 프랑스
운영시간 : 월, 수~일 10:00~17:00, 화요일 휴무
샤갈 미술관 홈페이지 : https://musees-nationaux-alpesmaritimes.fr
화려한 색을 많이 활용해서 작업을 했던 마티스나 샤갈이 노년을 남프랑스에서 정착하며 꾸준히 작업을 했던 걸 보면, 남프랑스는 예술적 영감을 주는 아름다운 공간인 건 분명한 것 같아요.
휴양지인 니스에서 여유롭게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싶으시다면 미술관 투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미술관을 한 곳만 가야 한다면 저는 샤갈 미술관을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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