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거닐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고르드를 떠올리면, 몇몇의 관광지도 떠오르지만 그것보다는 맛있는 음식이 먼저 생각나게 됐어요. 이번 여행 후에 말이죠.
10박 12일간의 프랑스 여행을 하면서 음식이 맛있던 곳을 뽑으라면 미식의 도시 남프랑스 중에서도 고르드를 뽑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엔 고르드에서 맛있게 식사했던 곳을 소개하려고요.
고르드 맛집 & 카페
먼저 소개했던 고르드 숙소에서의 아침 조식도 특별했지만, 지금 소개하는 음식점은 고르드에 가신다면 꼭 한 번 들리시길 추천드려요.
사실 고르드 풍경이 펼쳐져 보이는 야외 식당(Le qg de Gordes)을 가려고 했는데, 비가 부슬부슬 계속 내려서 밖에서 식사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저녁 식사 시간(저녁 7시부터 영업 시작)이 안 돼서 시내 구경을 좀 했어요.
그렇게 시내 구경을 하다가 우연히 식당 밖에서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관경을 보고, 저희 가족도 자연스럽게 줄을 섰었어요. 그리고 홀린 듯 들어간 식당에서 운명적인 피자를 만났어요.
1. 어쩌다 들어간 맛집 : La Bastide de Pierres
빨간색, 초록색 알록달록한 조명이 마음에 안 들어서 좀 고민했지만, 현지인들이 줄 서는 거면 이유가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간 식당 내부는 프랑스 영화에 나올 듯한 가정집 같은 주점집 느낌으로 정겨웠어요. 밖에 장식된 알록달록한 조명과 달리 내부는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강해서 갑자기 또 맘에 들지 뭐예요. ㅎㅎㅎ
그렇게 저녁 7시쯤 들어간 식당에서 메뉴를 골랐어요. 뭐가 맛있는지 몰라서 점원에게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더니 종이 메뉴 말고 칠판에 쓴 오늘의 요리를 추천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의 요리 중에 트러플 라비올리(Pate du Moment)를 시키고, 까르보나라(Carbonara)와 6 치즈 피자(6 Formggi), 송아지 고기 튀김(Cot Milanese)을 시켰어요. 물론 와인도 빼놓지 않고 시켰어요.
식당 내부가 어두워서 종이 메뉴 보는데 시간이 한참 걸렸는데, 메뉴 시키고 나니 식당 내부에 사람들로 가득하더라고요. 구글 평점(4.3/5)은 주변 식당들보다 낮은 편이었는데 아무래도 현지인들에게 인기 있는 식당인 것 같았어요.
처음 나온 메뉴는 피자였어요. 6가지나 되는 치즈가 들어간 피자는 이 식당 메뉴 중 가장 으뜸이었달까요? 촉촉하면서도 쫀득한 도우 위에 꼬소한 치즈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진짜 맛있었어요. 프랑스의 자랑인 '빵'과 '치즈'가 함께 있으니 뭐 말 다했죠. 이건 꼭 드셔보셔야 해요. 강추!!
트러플 라비올리도 트러플 향이 진하면서 라비올리의 치즈 속과 너무나도 찰떡궁합이었어요. 부드러우면서 풍미가 깊은 맛이랄까요? 이것도 너무 맛있었어요. 사진으로는 맛있음이 담기질 않네요.ㅎㅎ
송아지 고기 튀김은 우리나라 돈가스랑 비슷한 맛인데요. 소스로 레몬을 뿌려 먹어요. 이곳 송아지 고기는 부들부들해서 고기가 입에서 녹더라고요. 양은 또 어찌나 많은지 남산 왕돈가스보다 큰 것 같았어요. 이 메뉴도 가족들이 모두 맛있게 먹었어요.
그리고 까르보나라는 유일하게 한국인 입맛에는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전통 까르보나라로 돼지기름이 많아서 굉장히 느끼하기도 했고, 파스타가 완벽한 알덴테(파스타 심지가 살아있는 살짝 안 익은 상태)로 저희는 입맛에 안 맞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나온 티라미수는 마스카포네 향이 풍부했지만, 사실 너무 배가 불러서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가 없었어요.ㅎㅎ
그렇게 메인 메뉴 4개와 티라미수 1개, 와인 3잔, 물 1병해서 총 €152(약 22만 원)가 나왔어요. 고르드가 관광지이다 보니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저희 가족은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를 했어요.
저희는 성인 네 명인데 메뉴 4개의 양이 너무 많다고 느껴졌어요. 저랑 엄마는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평소 먹던 양보다 많이 먹었더니 저녁에 소화가 안 돼서 고생 좀 했어요. 만약 성인 4명이 온다면 메뉴 3개만 시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어요.
La Bastide de Pierres 주소 : Place du Château, 84220 Gordes, 프랑스
영업 시간 : 오후 12:00~2:15, 오후 7:00~9:45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시간 확인하고 가세요.)
2. 여유로운 티타임 : Ladurée
라뒤레 마카롱은 한국에서도 유명하죠. 예전에 신세계 백화점에 매장이 들어왔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안보이더라고요. 사실 저는 한국에 라뒤레 마카롱이 들어왔을 때도 다른 마카롱과 비교해서 특별히 맛있다고는 잘 못 느꼈어요.(고급 입맛이 아닌가봐요.ㅎㅎ) 마카롱의 본 고장에 왔으니 또 안 먹고 넘어갈 수가 있나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라뒤레는 원래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됐고, 프랑스에서 유명해졌다고 하네요. 마치 프랑스에서 시작된 듯 프랑스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마카롱 매장이죠.
사실 고르드 마을이 조그마하다 보니 낮에 동네 구경하다가 잠깐 쉴만한 곳이 없을까 하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눈에 띄어서 들어가게 됐어요. 마침 비가 멈추고 해가 나서 테라스에서 차 한잔 하기 너무 좋은 장소였어요.
마카롱은 종류별로 하나씩 8개를 시키고, 커피와 아빠를 위한 콜라를 함께 주문했어요. 커피는 그냥 무난한 커피 맛이었고, 남편이 시킨 아이스 커피는 좀 밍밍했어요. 도대체 프랑스에 커피 맛있는 곳은 어디 있나요?ㅠ 아빠는 콜라에 레몬이 들어가 있어서 상콤하니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마카롱은 입에 닿으면 부서지는 극강의 부드러운 식감이고, 입에 넣었을 때 입과 코로 퍼지는 향이 진한 편이에요. 잘 안 보이지만 파란색 마카롱은 마리앙투아네트 맛으로 라뒤레의 시그니처 마카롱이에요. 맛은 꽃향...? 화장품향이 나서 저희 가족과는 맞지 않는 맛이었어요. 저희는 무난한 입맛이라 프랄린, 바닐라, 산딸기 맛 같은 익숙한 향을 선호하더라고요.
그리고 저희는 부드러운 식감보다는 쫀득한 심감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니스 마카롱이 더 맛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ㅎㅎㅎ
카페에서 시킨 메뉴는 콜라 €6, 아이스커피 €7, 아메리카노 €5, 마카롱 8개 세트 €22 더해서 총 €40 지불했어요.
Ladurée 주소 : 68 Place de Château, 84220 Gordes, 프랑스
고르드에 오래 머물렀다면 평점이 높은 더 다양한 식당도 가봤을 텐데, 머무는 시간이 짧은 게 아쉬운 마을이었어요. 다음 포스팅은 너무 좋았던 고르드 관광지도 소개할게요.^^
'여행 > 해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프랑스 소도시 : 아비뇽 숙소(에어비앤비) 후기 (2) | 2024.02.16 |
---|---|
아름다운 남프랑스 마을 : 고르드(고흐드) 관광 추천 (2) | 2024.01.14 |
프랑스 여행 : 고르드(고흐드)의 사랑스러운 숙소 & 조식 (37) | 2023.12.26 |
남프랑스 생폴드방스& 베흐동/베르동 협곡 당일치기 여행 (2) | 2023.12.13 |
남프랑스 여행 : 니스 가족 여행 숙소 추천 (4) | 2023.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