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에 도착한 다음 날부터 본격적인 남프랑스 소도시 관광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관광에 앞서 저를 너무나도 속상하게 만든 것이 있는데요. 바로 '날씨'였어요.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의 대명사인 남프랑스에 일주일 넘는 비 소식이 있더라고요. 하하하. 그렇게 구름 가득한 아침 하늘을 보며 여행을 떠났어요.
여행 첫날의 주요 관광 일정은 오전에 멍통Menton에서 시작해, 점심은 모나코Monaco에서 해결하고, 오후에 에즈 빌리지 Eze Village를 구경하는 거였어요. 오늘은 멍통을 소개할게요.
멍통 Menton
멍통(멍똥, 망통 다양하게 쓰이네요.)은 이탈리아 북부 지역과 매우 가까운 곳이고, 매년 2월에 열리는 레몬 축제로 유명하더라고요. 그리고 저희는 아침 해가 비친 사블레뜨(Sablettes) 해변이 아름답다고 해서 니스에서 아침 일찍 출발했어요. 자동차로 약 40분 정도의 걸렸고, 멍통 주차장을 올라오자마자 사블레뜨 해변이 보였어요.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이었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아서 걷기 좋은 날씨였어요.
※ 주차장 관련해서는 이전 글을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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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빛이 없어서였을까요? 저희가 기대했던 것보다 예쁘다는 느낌은 안 들더라고요. 그리고 이탈라이아와 가까워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탈리아 남부의 해변 도시들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어서 특별하다는 느낌은 조금 덜했던 것 같아요.
해변을 병풍처럼 둘러싼 알록달록한 색상의 건물들이 많아서 여름에 해가 쨍한 날 온다면 도시가 반짝반짝 예쁘게 다가올 것 같더라고요. 햇살이 가득한 여름에 알록달록한 건물을 바라보며 수영을 한다면 저희가 방문했던 10월보다 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 곳이었어요.
멍통 해변(Plage des Sablettes) 위치
저희는 해변을 거닐다가 커피 한 잔을 할까 했는데 월요일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카페 문을 연 곳이 거의 없더라고요. 해변 바로 앞에 브런치 할만한 곳이 1~2곳 열려 있긴 했지만, 저희는 아침을 먹고 왔던 터라 애매해서 멍통 마을을 좀 둘러보기로 했어요.
유럽 마을의 중심지는 성당과 광장이지 않겠어요? 구글 지도에서 가까운 성당을 찾았더니 해변에서 걸어서 10분도 안 걸리더라고요. 그렇게 성당이 있는 언덕을 올라가면서 마을 구경을 했어요. 마을은 작고 아기자기했고, 허름한 골목길들을 올라가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렇게 5~10분 정도 걸어서 성 미카엘 대천사 대성당(Basilique Saint-Michel Archange) 앞에 도착했어요. 내부를 볼 기대감에 문고리를 잡아당겼지만, 문은 단단히 닫혀있었어요. 하하하. 알아보니 1695년에 완공된 이 성당은 월, 수, 금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성당 내부를 관람할 수 있도록 열어둔다고 해요. 혹시 방문하게 된다면 시간을 맞춰서 들러봐도 좋을 것 같아요. 사진으로 보니 멋진 천장화가 그려져 있더라고요!
성 미카엘 대천사 대성당(Basilique Saint-Michel Archange) 주소 : Place de l'Eglise, 06500 Menton, 프랑스
그렇게 성당은 못 들어가고, 아쉬운 마음에 성당 앞 광장을 서성이다가 내려오던 길에 너무나도 예쁜 계단을 발견하게 됐어요. 이 계단이 관광 명소였는지 사람들이 꾸준히 올라오면서 사진을 많이 찍더라고요. 저희 가족도 이 계단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20~30분은 보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곳이었어요.
저희는 이 노란 계단이 아닌 뒤쪽 골목으로 성당을 올라갔는데요. 성당 앞쪽에 있는 웅장한 지그재그 형태의 계단으로 성당을 올라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바닥은 돌과 자갈로 모양을 만들었는데, 그 모양을 보는 재미도 있더라고요. 계단 중간에 빈티지 가게인지, 향수 가게인지 모를 샵도 있었어요.
아,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주변에 있는 건물 창문을 보면 창문이랑 똑같이 생긴 그림으로 그려진 창문도 있더라고요. 숨은 그림 찾기처럼 그림으로 그려진 창문을 찾아보세요.
해가 없는 날도 사진이 이렇게 예쁘게 나오는데, 해가 비친 맑은 날은 말해 뭐 하겠어요.^^ 멍통에서 예쁜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이곳은 놓치지 마세요!
저희는 2월의 레몬 축제 기간도, 성수기도 아닌 10월에 멍통을 방문했는데요. 심지어 때 이른 아침에 오다 보니 문을 연 가게도,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아주 조용하게 마을 구경을 했어요.
혹시 10월에 멍통을 당일치기로 방문할 예정이라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고, 2월 레몬 축제 기간이나 여름 성수기에 1박 정도 하면서 마을을 천천히 즐기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도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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