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전시

[서울 전시] 2023 아르코미술관 기획초대전 <노원희: 거기 계셨군요>

편안한하루 2023. 11. 18. 18:05
반응형

찬바람이 쌩쌩부는 추운 겨울이에요. 저는 친구를 만나러 혜화역에 갔다가 전시 막바지인 아르코미술관 <노원희: 거기 계셨군요>(2023.8.11.~11.19.) 전시를 보고 왔어요.
 

아르코미술관 

혹시 대학로에 있는 아르코미술관을 아시나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안에 붉은 벽돌로 지어진 커다란 건축물 중 하나가 아르코미술관인데요. 마로니에 공원 주변을 둘러싼 붉은 벽돌의 몇몇 건축물(아르코미술관, 문화진흥원 예술극장 등)은 한국 1세대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이 설계한 것으로 유명해요.
 

아르코미술관 전경

 
아르코미술관은 1974년 '미술회관'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서, 1979년 현재 김수근이 설계한 공간으로 이사를 했다고 해요. 그리고 2002년에는 마로니미술관으로, 2005년부터는 아르코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명칭을 변경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숭길 3 아르코미술관
관람시간 : 화요일~일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 오후6시 30분까지 입장가능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추석 당일
관람료 : 무료
문의 : 02-760-4850 
▶ 홈페이지 : https://www.arko.or.kr/artcenter

 

 

2023 아르코미술관 기획초대전 <노원희: 거기 계셨군요>

1948년생인 노원희 작가는 1977년 문헌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1980년 '현실과 발언'의 창립동인으로 단체가 해체되는 1990년까지 함께 활동했어요. 1982년부터 2013년 사이에는 부산 동의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작가 활동을 지속해 왔다고 해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초기 작품인 1980년 회화 작품부터 최근 2023년에 제작된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회화 작품과 설치 작품을 만날 수 있었어요.
 
미술관의 첫 번째 전시장을 들어서면 2018년에서 2019년 사이에 제작한 <몸> 시리즈 작품이 걸려있어요.
 

첫 번째 전시장 초입

 
복도식 입구를 지나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작가가 '현실과 발언' 활동을 하던 1980년대 초기 작품을들 만날 수 있어요.  '현실과 발언'은 말 그대로 언론과 예술 활동 등이 검열되고 통제되던 시기에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발언하고자 했던 예술가들의 모임 활동이었어요. 당시 한국 미술의 주요 흐름이었던 단색화 등의 추상 미술에서 벗어난 새로운 미술의 흐름을 만들어냈던 거죠. 
 
작품을 보면 일단 시각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품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작품 속 인물들과 소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용을 모르더라도 뭔가 사회 고발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다고 짐작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아요.
 

(왼쪽) 노원희, &amp;lt;창&amp;gt;, 1980, 캔버스에 유채, 59X71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오른쪽) 노원희, &amp;lt;나무&amp;gt;, 1982, 캔버스에 유채, 77X432cm,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왼쪽) 노원희, &amp;lt;한길&amp;gt;, 1980, 캔버스에 유채, 130.3X162.1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오른쪽) 노원희, &amp;lt;거리에서&amp;gt;, 1980, 캔버스에 유채, 60.6X72.7cm, 개인 소장

 
 
1980년대, 활발하게 전개된 민주화 운동과 함께 문화계에서도 민중미술이 활발하게 이뤄졌어요. 그리고 1993년 문민정부 출범 등의 여러 사회적 변화와 함께 민중미술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었어요.
 
그런데 작가님의 작품을 둘러보니, 1980년대 부터 지금까지 4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전히 소외된 사람, 사회가 귀기이지 않는 사건들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며 작업을 하고 계셨더라고요.
 
정치적인 의견을 차치하고, 삶의 오랜 시간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갖지 않는 일들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마음과 열정에 존경심이 들었어요.
 

1층 전시실 내부
1층 전시실 내부

 
2층 전시실에는 여전히 많은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젠더 문제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 있었어요. 그리고 작가의 활동 이력을 볼 수 있는 아카이브도 있었고요. 
 

2층 전시실 내부
2층 전시실 작품
노원희, &amp;lt;몸53&amp;gt;, 2023, 천에 젯소, 337X955cm
노원희, &amp;lt;즐거운 바느질 시간&amp;gt;, 2020(2023년 설치), 천에 실, 실크스크린, 가변크기

 
 
전시가 끝나는 막바지에 우연히 방문한 전시에서 '이런저런 심각한 고민없이 사는 나의 삶'에 막연한 감사함과 막연한 미안함이 동시에 드는 묘한 시간이었어요. 
 

반응형